“불감증”이나 “인재”라는 단어는 이제 지나가는 개도 알아들을 정도가 되어서 모두가 무덤덤한 듯하다. 최근에는 잦은 사고 보도의 덕으로 전문가들이 일간신문 지면의 꽤 큰 부분을 할애 받아 “노후 시설”을 들먹이며, “전문적인 지식의 결여”에 “분산된 관리체계”와 같은 뜬 구름을 잡아와 덧씌우는 짓거리가 무슨 일이 있겠거니 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드디어 드러내놓기 시작했다. 자치단체에 권한을 분산시킨 것이 잘못이고, 정부의 여러 부처에 책임이 분산되어 있어서 사고가 잦은 것이니, 한 부처에 ‘모든’ 권한을 집중시키는 통합관리체계를 위한 법을 만들겠다고 한다. 잦게 일어나는 사고도, 자나가는 바람에 휩쓸리는 다수의 언론도 그들의 편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무릇 대세의 장악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거기에 대통령직 인수위가 중점 추진사업으로 채택하였다고 하니 멋진 전략에 하늘이 내리신 기회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통합관리체계가 되면 사고가 일어나지 않거나 줄어들까? 세금 징수를 강화하면 세금이 늘어날까? 몽둥이를 들면 아이들이 말을 잘 들을까? 588을 포함한 매춘기지를 점령하면 매춘은 사라질까? 뻔하게 답이 나와 있는 문제를 들이대는 그 진지함이 놀랍다.
문제는 그들이 마음대로 요리하기를 원하는 ‘모든’이란 “all or nothing”이라고 할 때의 ‘all’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새로 출범하고 있는 정권이 지향하는, 민간이 창의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영역은 없어진다.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이다. 앞으로 화학물질의 안전관리 영역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일자리가 수 만개는 족히 될 수 있을 텐데, 겨우 몇 백 명의 화학물질안전관리원이라는 법인을 설립하여, 영구적으로 발전해갈 수 있는 화학물질과 관련한 안전산업이 아예 씨도 내리지 못하게 영역을 봉쇄함으로써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지 그 의도를 가늠할 수 없다.
어떻든 진지하고도 깊이 있는 충분한 논의가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논의를 할 때는 전문가 구성을 걸맞게 해주었으면 한다. 화학물질 전문가는 소수로 하고, 시스템공학, 안전 및 위기관리, 사회학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제대로 된 진용으로, 우물 안에 갇혀 있는 안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를 바란다.
[오늘 사고와 관련하여 탱크와 발열 작업 관련 참고 자료를 미국의 CSB(U.S. Chemical Safety and Hazard Investigation board) 에서 찾아 올리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는 Dust Explosion 관련 사고 조사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Combustible Gas 관련 Safety Bulletin입니다.]